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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 F E/건 강 백 과 사 전

ADHD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시대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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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로 불리는 이 장애는 1980년 DSM-III에 정식으로 용어가 등재되었고, 2000년대 이후 급격히 발달한 뇌과학의 공헌으로 이전에는 일부 아동에 나타나는 개인적 문제로 여겼졌던 ADHD가 뇌의 이상에 의한 것임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이는 아동, 청소년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인 ADHD로까지 이어져 많은 성인들이 고통받고 있으나, 인식 부족과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 주변의 시선 등으로 아동에 비해 진단이나 치료가 거의 이어지지 않다. 현재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6.76%가 ADHD를 겪고 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성인 ADHD, 이해와 공감이 필요한 시대이다.

 

성인 ADHD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성인 ADHD는 '걸리는' 것이 아니다. 증상들이 어릴 때 발견하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 발견될 수는 있어도, 소아청소년기에 ADHD가 없다가 성인이 되어서 생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DHD 진단을 받은 성인은 사실 이미 12세 이전에  ADHD의 증상들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기에 진단 시 환자의 아동청소년 시절의 행동 이력 및 학교 경험 등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주 어린 아기일 때부터 ADHD 환자는 다른 정상 아기와 구별되는 특징을 보이며, 어릴 때 지닌 뇌의 구조적 장애가 성장으로 해결되지 않았거나, 치료가 불충분한 경우에는 성인 ADHD로 이어진다. 

성인 ADHD의 증상은 아동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증상만큼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실제 ADHD를 가지고 있는 많은 성인들은 자신이 ADHD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단지 일상적인 업무나 사회 관계에서 어려움을 있다고만 생각한다. 성인기의 ADHD는 아동기의 ADHD와는 증상의 발현 양상이 달라 과잉행동보다는 충동성과 부주의, 정서 통제 및 조절의 어려움 등이 주요 증상으로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ADHD 아동들은 학업 및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문제가 국한되고 부모의 보살핌과 통제 하에 증상을 관리받을 수 있으나, 성인의 경우에는 운전, 금전 관리, 직업, 사회적 관계 및 부부관계, 자녀 양육 등 보다 다양한 영역들에서 독립적이고 효율적으로 기능할 것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 출근 준비하기, 정시에 직장에 도착하기나 집중을 요하는 업무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 회의나 모임, 계획 혹은 청구서 지불, 전화 회신 등을 잊어버리는 일이 잦다. 충동을 통제할 수 없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한다던가, 운전 시 교통 체증이 발생할 경우 조바심을 넘어 급격한 기분 변화와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에너지가 심하게 넘치거나 가만히 있기를 힘들어하고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며, 관련 없는 생각이나 자극에 쉽게 주의가 산만해진다. 또한 시간 관리 능력 부족, 멀티태스킹의 어려움, 좌절감에 대한 낮은 인내심, 스트레스 대처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러한 증상들이 일상생활에 문제가 될 정도록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ADHD 성인들의 교통사고율 일반인보다 높으며, 낮은 교육 성취로 인한 낮은 직업적 성취, 평균보다 높은 이혼율이나 부부관계에서의 갈등을 경험한다. 

특히 ADHD가 있는 부모의 경우 자녀 양육에도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들 자녀 역시 ADHD를 겪게 될 확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ADHD가 있는 자녀의 양육은 어느 부모에게나 많은 에너지 소모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어려운 일이지만, 부모 역시 ADHD 환자일 경우 부족한 주의력, 충동성, 비일관성, 분노 폭발 등의 증상으로 인해 양육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은 자녀와 부모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학대로 이어지거나 부모자녀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모가 ADHD 증상이 있을 경우 자녀의 행동을 조직화하거나 자녀에게 일관된 반응을 보이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기도 했다. 따라서 자녀의 치료효과를 위해서 부모의 동반 치료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성인기에는 낮은 자존감, 우울증, 성격장애, 불안장애 및 기타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는 매우 희귀하다. ADHD는 본인의 의지의 문제가 아니고 뇌 이상으로 인한 주의력 결핍 등으로 발현되는 것인데, 사회 생활에서 업무를 마무리하지 못한다거나 미팅에 늦는다거나 하는 일들이 반복됨으로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이러한 정신적 질환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성인의 경우 정작 원인이 되는 ADHD는 치료하지 않고 우울증과 불안증세 등 정신과적 질환만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심각한 상황에 처해지게 된다. 

 

이처럼 여러 영역에서 심각한 기능적 손상을 가져 올 수 있음에도 성인 ADHD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높지 않아서 진단과 연구, 치료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다. 성인 ADHD 치료는 소아 ADHD 치료와 유사하며, 약물치료, 심리 요법, 기타 행동 치료 및 ADHD와 동반되는 모든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한 치료가 함께 이루어진다. 

 

 

ADHD의 치료

사실 ADHD의 진단이 겉으로 도출되는 증상들과 장애 수준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완치라는 개념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의사가 완치 여부를 진단하기 힘들고, 사실상 ADHD에 있어 완치라는 단어는 의학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 치료를 통해 환자의 기능 수준이 일반인과 비슷하거나 동등해짐으로 일반인들과 같은 수준의 삶을 누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본적으로 ADHD의 치료는 약물치료나 상담치료, 혹은 두 개가 병행된다. 

ADHD는 무엇보다 약물치료가 우선된다. 소아청소년기에는 약물치료만이 영구적인 증상 개선이 입증된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따라서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게되고, 대다수의 ADHD 환자들은 약물치료를 시작함과 동시에 많은 증상들이 개선된다. 

1차적으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에 관계하는 메틸페니데이트계열이나 암페타민 계역의 DNRI 각성제가 사용된다. ADHD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파민이 부족하므로 뇌내 도파민 농도가 올라가게 되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준다. 2차적으로는 노르에피네프린에만 작용하는 NRI 계통의 약물들이다. 또한 최근에는 신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임상실험이 활발이 진행 중이고 실제 처방되고 있기도 하다.  20세 이전에 암페타민이나 메틸페니데이트 같은 ADHD 치료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한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기저핵의 발달이 촉진되어 기저핵의 구조가 일반인과 가까워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들 약물은 ADHD 아동의 정상적인 뇌 발달을 촉진한다는 효과가 입증되어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정신장애 부작용으로 불면, 불안, 우울증이나 폭력성 악화등이 나타날 경우 항우울제(SSRI)나 항정신병약물(아리피프라졸)을 같이 처방한다. 특히 아리피프라졸은 도파민을 절대적으로 올려야 하는 ADHD 환자들에게 도파민 농도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암페타민 계열의 약물 또한 ADHD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오남용 우려로 인해 시판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성인의 경우 약물치료에 대한 효과가 아동에 비해 다소 낮다는 연구 결과들도 보고된다. 특히 계획하기, 조직화 능력의 결함, 시간 관리의 어려움 같은 증상들은 약물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대안적 치료 방법으로 인치행동 치료가 같이 시행되기도 한다. 아동기에는 학교 등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매우 거칠고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ADHD로 고통받는 성인 및 아동청소년을 위해 개발된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시간 관리, 조직화, 충동성 조절, 정서조절과 같은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대처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가르침으로서 긍정적인 행동을 배우고 강화시키며, 문제가 되는 행동을 교정해 나간다. 그리고 행동 관리에 대한 부모의 훈련은 부모가 자녀를 도울 수 있는 기술적 방법과 노하우을 제공 하며, 이는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조직화와 계획하기, 산만함에 대처하기, 인지적 재구성등을 훈련한다. 예를 들어, 시간관리기술을 익히려면 시간인식능력을 늘려야 한다. ADHD 환자들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자신의 활동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예를 들어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잘 추정하지 못하고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 노력이 더 필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 등에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하여 효율적으로 행동하지 못한다. ADHD가 있는 경우 일의 우선순위를 신중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충동적으로 선택한다. 그렇기에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 시간을 인식하고 일의 우선순위를 잘 정하여 따르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되고 지루한 일들을 조금씩 나누어서 진행하며 자기 보상의 시간을 가지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공간 정리의 훈련은 원칙을 정하고 물건을 분류하여 정해진 장소에 두는 일을 반복적으로 훈련하여 몸에 배이도록 한다. 또한 정해진 시간에 취침하고 기상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ADHD는 더이상 개인의 집중력 문제가 아니다. 가장 흔한 발달 장애이지만 가장 잘못 이해되고 있고 오해를 받고 있는 장애이기도 하다. 유럽과 같은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과 더불어 사회적인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고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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