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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 F E/건 강 백 과 사 전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세포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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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동안 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 요법이었다. 여전히 이들은 암을 치료하는 중요한 방법이지만, 암을 정복하고자 하는 수많은 관련 전문인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새로운 종류의 치료법이 개발되고 이는 암 환자의 치료 상황을 변화시키고 있다.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CAR-T 세포 치료제(chimeric Antigen Receptor T) 역시 그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꿈의 치료제 'CAR-T' 세포 치료제

암치료의 현재

2000년대에는 이마티닙(Gleevec) 및 트라스투주맙(Herceptin)과 같은 표적 치료법이 출현했다. 이 약물은 주로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특정 분자 변화에 집중하여 암세포를 찾아서 죽이는 약물이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종양을 공격하기 위해 환자의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치료법인 면역요법은 많은 사람들이 암 치료의 "다섯 번째 기둥"이라고 불리며 암 치료 영역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 이유는 면역체계 강화 약물이 일부 진행성 암 환자의 종양을 축소하고 심지어 근절하는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라고 불리는 약물은 T 세포 같은 일부 면역세포 및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이라고 하는 단백질을 차단하며, 이미 흑색종, 폐암, 신장암, 방광암, 림프종 등 다양한 유형의 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CAR-T 세포 치료제(Chimeric Antigen Receptor T,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 치료제)라고 불리는 또 다른 형태의 면역요법은 연구자들과 종양학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CAR-T 세포 치료제는 면역관문억제제만큼 널리 사용되지는 않지만 기존 항암제로는 더 치료되지 않는 백혈병과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에게 완치 수준의 치료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CAR-T 세포 치료법

CAR-T 세포 치료제는 암세포 등을 죽이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추적할 수 있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결합한 항암 면역 치료제이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CAR-T 세포)는 면역요법에 사용하기 위한 가공의  T세포 수용체를 만들기 위해 유전학적으로 조작된 T세포로서, T세포에 특정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도록 조작된 수용체 단백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면역 반응을 조율하고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죽이는 데 도움을 주는 T 세포는 CAR-T 세포 치료법의 중추이며, 암에 대한 살상능력이 있는 T면역세포를 키메릭 수용체에 결합하여 종양세포를 보다 강력하게 사멸시킨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임상 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차세대 CAR-T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7년 이후, 6가지의 CAR-T 세포 치료법이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림프종, 백혈병, 그리고 최근에는 다발성 골수종을 포함한 혈액암 치료용으로 승인되었다. 

 

그러나 CAR-T 세포 치료제는 개발 과정에서 유전자 조작 등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현재 사용 가능한 CAR-T 세포 치료법은 환자 개개인에 맞운 맞춤화, 즉 환자 1명을 위한 맞춤 치료제인 만큼 제조를 위해서는 상당히 전문화된 과정과 기술이 요구된다. 
환자로부터 T 세포를 수집하고 실험실에서 이를 재설계하여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만들어진다. CAR은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 즉 항원을 인식하고 결합하며,  이렇게
개조된 T 세포는 실험실에서 수백만 개로 "확장"된 후 환자에게 다시 주입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CAR-T 세포는 환자의 몸에서 계속해서 증식하고, 조작된 수용체의 안내에 따라 표면에 표적 항원을 보유하고 있는 모든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이는 것이다.

초기 CAR T세포 치료법의 개발은 주로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암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에 초점이 맞춰졌다.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의 주요 유형인 B 세포에서 발생하는 ALL로 진단된 어린이의 80% 이상이 집중 화학요법으로 치료된다. 그러나 화학요법이나 줄기세포 이식 후 암이 재발하거나 재발한 환자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2017년, 재발성 ALL이 있는 어린이의 암을 근절할 수 있음을 입증한 임상 시험을 기반으로 FDA가 승인한 최초의 CAR-T 세포 치료법인 tisagenlecleucel(Kymriah)이 FDA의 승인을 받았고, 이후 CD19 표적 CAR-T 세포는 진행성 공격성 림프종을 앓고 있는 성인과 어린이 모두에게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부작용

모든 암 치료법과 마찬가지로 CAR-T세포 치료법도 항체 생산 B세포의 대량 사멸과 감염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빈번하고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다. 면역 관련 임무의 일환으로 T 세포는 면역 반응을 자극하고 지시하는데 도움이 되는 화학적 메신저인 사이토카인을 방출한다. CRS의 경우, 주입된 T 세포가 혈류에 사이토카인을 가득 채워 위험한 고열과 급격한 혈압 강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아이러니하게도 CRS는 CAR-T 세포 치료의 "표적" 효과로 간주된다. 즉, CRS의 존재는 T 세포가 신체에서 작용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몸에 가장 광범위한 암이 있는 환자는 CAR-T 세포로 인해 심각한 CRS를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CAR-T 세포 치료에 대해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치명적일 수 있는 CRS 사례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CAR-T 세포 치료법에서 특히 우려되는 또 다른 부작용은 심각한 혼란, 발작, 언어 장애를 포함한 신경학적 부작용이다. 이러한 신경학적 부작용(면역 효과 세포 관련 신경독성 증후군(ICANS)이라고도 함)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치료법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임상에서 극적으로 효과를 보인 암종이 B 세포성 급성 백혈병과 다발 골수종 같은 혈액암에 국한되어 있으며, B 세포성 만성 백혈병과 림프종에서는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가 낮고, 고형암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아직 없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AR-T 세포치료의 선구자인 CI 암 연구 센터(CCR)의 외과 과장인 스티븐 로젠버그(Steven Rosenberg)는 "수년간의 고된 연구 끝에 CAR-T세포 치료법은 암 치료의 주류에 진입했으며, CAR-T 세포는 현재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널리 이용 가능하며 공격성 림프종 환자의 표준 치료법이 되었으며, CAR-T 세포는 현대 의학의 일부가 되었다,"라고 의견을 밝히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비싼 비용이다. 세포, 유전자, 면역치료 기술을 총 망라해 환자 1명 맞춤형으로 제조되는 최첨단 바이오의약품이다보니 가장 최근 승인된 CAR-T세포 치료법의 경우 미국에서의 비용이 45만 달러가 넘어간다.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가 2021년 3월 식약처의 판매 허가를 받아 국내 환자의 투여가 가능해졌지만, 한국에서의 사정도 다르지 않아 그동안 말기 혈액암 환자들에게는 5억원에 달하는 치료 비용은 감수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킴리아'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환자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5억 원에서 600만 원 이하로 크게 감소함에 따라 킴리아 처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전히 남은 과제는 전체 암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고형암 환자들이다. 일명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세포 치료제가 혈액암 분야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현재, 고형암을 표적하는 CAR-T 치료제 개발 동향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최근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트리움비라 이뮤놀리지(Triumvira Immunologics)는 최근 고형암에 대한 CAR-T 치료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보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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