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루라이트가 우리의 눈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안경을 구입하거나, 컴퓨터 모니터 등 전자기기의 블루라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제품들의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블루라이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자.
블루라이트란
태양에서 오는 빛 중에서 지표면에 도달하는 빛은 250~2,500 nm (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로 파장대가 다양하다. 그보다 파장이 짧은 빛은 대부분 성층권에 위치한 오존층에 흡수된다.
우리 눈이 실제 볼 수 있는 빛은 빨간색부터 보라색까지로 흔히 가시광선 (380~750nm)이라고 한다.
가시광선은 여러 가지 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에 380~500nm 사이에 있는 파란색 계열의 빛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파장과 높은 에너지를 지닌 가시광선을 블루라이트 (청색광)이라고 부르며, 고에너지 가시광선(HEV)이라고도 불린다.
맑은 날 우리가 볼 수 있는 파란 하늘도 블루 라이트이다. 이처럼 가시광선은 태양광에 속하기 때문에 햇볕을 쬐었을 때 우리 눈은 블루라이트에 노출이 된다. 블루라이트는 태양에 의해 자연적으로 방출되지만 디지털 화면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LED 조명, 형광등 등 다양한 인공 광원에 의해 방출 되기도 한다.
블루라이트, 눈에 정말 해로울까
블루라이트는 영상기기 발명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나 최근 스마트폰이나 TV와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눈 건강과의 연관성, 유해성 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유해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최근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엇갈린다.
2018년 미국 톨레도 대학에서 진행한 실험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블루라이트가 망막세포를 변성시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디지털기기나 태양 빛에 포함된 블루라이트가 망막세포막 위에 있는 인지질을 변성시켜 빛의 전기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을 방해하면서 시력 저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
연구팀은 쥐를 그룹별로 나누어 각각 망막세포에 청색, 적색, 황색, 녹색 등 여러 파장대의 빛을 쪼이게 하였고 그중 청색광을 쪼인 그룹의 쥐의 망막세포만이 기능을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카룬아라스테 교수는 "블루라이트가 시력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라고 말하며, 인간의 망막이나 일반 렌즈로는 블루라이트를 막을 수 없다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한달 뒤, AAO (미국안과학회)는 해당 실험이 사람이 아닌 쥐의 망막 세포로 진행됐다는 점, 일상생활에서는 실험에서처럼 블루라이트가 망막에만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연구 결과에 대해 반박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인간을 포함한 생물의 세포는 일정량의 블루라이트나 자외선에 대해 자가 회복 능력이 있지만 연구에서는 배제되었다는 점 또한 강조하였다. 실제로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TV나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장기간 사용하지만 이를 이유로 망막진환이 발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망막 질환이 있거나, 망막이 손상되어 주의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면 블루라이트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안과협회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눈 건강과 블루라이트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의견을 밝히고 있다.
런던 시티 대학의 2017년 연구 발표에 따르면 눈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하였으며, 코크란 (전문가, 연구원, 환자 등 보건 의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따르면 51개의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일반 렌즈와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 사용에서 눈에 끼치는 영향과 눈 건강에 대한 의미 있는 차이점 및 황반 변성에 대한 증거 또한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안과학 논문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태양, 즉 자연광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에 노출되어 있으며, 전자기기의 블루라이트는 자연광에 비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사실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블루라이트와 수면
2016년 국제학술지 '분자 시각 (Molecular Vision)을 통해 발표된 지안루카 토시니 미국 머어하우스 의대 교수팀은 '안구 생리와 생체리듬에 청색광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낮 동안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어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수정체가 탁해져 황갈색으로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블루라이트의 투과도가 줄어들어 노년층에게는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블루라이트 외에 다른 파장의 빛 역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며, 붉은 계열의 빛이 블루라이트보다 수면 장애에 끼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는 밤을 밝히는 인공의 빛이 존재한다. LED 전구와 형광등, 핸드폰 그리고 컴퓨터 등을 통해 밤에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눈을 통해서 우리 몸의 세포에게 깨어있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수면 호르몬을 억제한다. 특히 잠들기 전 인공 블루라이트의 노출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블루라이트는 고에너지원의 파장이다. 다시 말하면 눈을 통해 빛이 뇌에 더 깊이 전달된다. 그러면 뇌는 낮시간이라고 인지하여 인체의 모든 세포에 깨어있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이는 낮에 분비되어야 하는 호르몬이 밤에도 지속되게 하여 결국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지속되면 여러 질병 및 만성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소중한 우리의 눈, 건강하게 지키려면
전문가들은 눈 건강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외선이라고 강조한다. 자외선이나 강한 햇빛에 장기간 노출되면 황반변성과 같은 눈 질환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평소에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글라스와 같은 보호 안경이나 모자 등을 착용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직접적으로 태양을 바라보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오랜 시간 모니터를 봐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주기적으로 눈을 쉬게 하는 것이 필요하며,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여 안구의 수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안과협회에서는 최소 2시간마다 15분 정도 쉬어줄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L I F E > 건 강 백 과 사 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인생의 불청객, 비염_02 (1) | 2023.10.11 |
---|---|
내 인생의 불청객, 비염_01 (2) | 2023.10.11 |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 20대 환자가 늘고있다 (3) (0) | 2023.10.10 |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 20대 환자가 늘고있다 (2) (0) | 2023.10.10 |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 20대 환자가 늘고있다 (1) (2) | 2023.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