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관련 뇌 손상(ARBD)는 장기간 많은 양의 술을 지속적으로 마신 사람의 뇌에 발생하는 장애를 일컫는다.
알코올성 뇌 손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은 알코올성 치매,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이 대표적이며, 비교적 젊은 연령인40~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알코올은 혈관을 통해서 우리 몸에 흡수되는데, 특히 뇌는 혈류 공급량이 많이 손상되기 쉽다
술을 마신 다음 날, 과음으로 인해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을 블랙아웃(Blackout)이라고 한다.
블랙아웃이라고도 불리는 단기 기억상실은 새로운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알코올이 차단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영역과 관련되어 있으며, 지속적으로 음주가 계속될 경우 알코올로 인해 해마 부위를 포함한 뇌 손상이 일어나고, 뇌가 위축되면서 알코올성 뇌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alcohol- related dementia)
알코올성 치매는 ARBD의 가장 흔한 유형으로, 장기간 지속적이며 습관적인 음주로 인해 뇌가 손상되어 발병한다.
알코올성 치매 환자의 뇌 CT 영상을 보면 알코올이 영향을 미치는 뇌의 전두엽이 다른 뇌의 영역보다 훨씬 축소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알코올 자체의 신경독성이 뇌 손상을 일으켜 치매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코올성 치매(alcohol-related dementia)는 아직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특징적인 신경병리학적 소견도 확립되지 않은 상태지만, 전체 치매환자의 10~20% 정도가 알코올성 치매로 보고된다.
알코올성 치매의 증상
알코올성 치매는 초기에는 뇌 기능에만 약간의 문제가 발생할 뿐 구조에는 변화가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며, 방치할 경우 짧은 시간 안에 노인성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잦은 음주로 인해 뇌 손상이 반복되면 뇌 구조에도 변화가 생기며, 그로 인해 기억 상실과 사물 판단이 어려워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까지 진행될 수 있다.
치매 환자의 약 20%가 알코올과 연관되어 있고, 만성 알코올 의존환자의 50 ∼70%에게서는 경도의 인지장애가 발견되며, 그중 약 10%는 심한 치매를 보인다.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는 치매의 발병률을 5배 정도 높인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최근에 발생한 사건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잦은 블랙아웃 등 기억력 장애가 나타난다.
그리고 주의가 산만해지고 집중력 저하 등 주의력 장애와 전두엽과 관련된 인지 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문제 해결과 계획, 구상 능력, 목표 설정 및 판단력 장애, 결정 능력의 감소나 짜증을 자주 내고 때때로 폭력적인 경향을 보인다. 학습과 기억, 시각-공간 및 시각-운동 장애 등 전반적인 인지장애를 보이고, 언어 관련 영역에서는 특히 계산능력 장애가 흔하게 보고된다. 실제 임상 실험에서는 자신의 방의 스위치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 찾지 못한 케이스도 있었다.
술을 마시지 않거나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이 꼬여서 넘어지거나 비틀거리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알코올로 인해 균형, 조정, 자세를 제어하는 뇌의 영역이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알코올성 치매의 또 다른 대표적인 증상은 폭력적인 성격변화이다. 뇌의 앞부분에 위치한 전두엽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데 이 영역이 알코올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가 알츠하이머 등 다른 노인성 치매와 다른 점은 초기부터 폭력적인 성향을 띠는데 이는 전두엽 손상에서 비롯된다. 술을 마신 후, 평소에는 하지 않던 격한 말이나 욕을 한다거나 물건을 부수고 사람을 폭행하는 등 공격성 증가, 자발성 감소, 주위에 대한 무관심과 무감동 등 성격 변화도 흔하게 발견된다.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 (Wernicke - Korsakoff Syndrome)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은 만성적인 알코올의 과량 섭취가 뇌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알코올성 치매와 유사하지만 뇌 손상 발병 메커니즘은 매우 특별하다.
알코올은 비타민 B1이 장에서 훕수되어 체내에서 적절히 사용되는 것을 방해하고, 소변으로 비타민 B1이 배출되게 만든다. 또한, 뇌 세포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필수적인 비타민 B1가 흡수되지 못하게 방해하여 비타민 B1의 부족이 누적되어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따라서 바로 술을 끊고 고용량의 티아민과 기타 비타민 B군을 약물이나 주사로 투여, 뇌 세포에 보내는 치료를 시행한다.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은 두 단계로 나타난다.
1. 베르니케 뇌병증
베르니케 뇌병증은 짦은 시간내에 뇌에 심한 부종(염증)이 생긴다.
이는 비정상적인 안구 운동, 복시, 눈꺼풀 처짐을 포함한 시력 전반에 걸친 문제를 유발하며, 다리 떨림을 포함한 제어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심지어 혼수 상태나 잠재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혼란과 혼돈 상태에 이르게 된다.
2. 코프사코프 증후군
베르니케 뇌병증이 발병했을 때 신속한 치료가 진행되지 않으면 코르사코프 증후군이라는 보다 장기적인 병증 상태로 악화된다. 성격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집중,계획, 결정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감소한다.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거나 습득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기억력의 급격한 감소에도 자신의 기억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는 등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한다.
이 증후군의 25%는 회복이 되지만 25%는 회복되지 못하고 장기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이 발병하면 눈동자가 불안하게 움직이며 안구 운동 제어가 안된다. 또한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혼란을 느끼고 경미한 수준의 기억 상실이 나타나며, 균형감 있게 걷지 못하고 불안정하며, 영양 부족으로 저체중이 많다.
검사 및 진단
병력청취 및 이학적 검사
기억력 저하가 발생하는 양상, 진행 양상, 기타 질환의 유무, 일상생활 기능 정도를 평가하고, 신체검사, 신경학적 검사, 정신상태 검사를 시행한다.
검사실 검사
혈액 검사, 소변 검사, 흉부방사선 검사, 심전도 검사 등 기본 검사를 통해 치매의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질환 유무를 검사한다. 그리고 신경심리 검사를 통해 기억력, 판단력, 언어능력 등 인지 기능을 평가하고, MRI, CT 등의 뇌 영상검사를 통해 뇌의 구조적, 기능적 상태를 검사한다.
치료
알코올성 치매가 의심되면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방문해 검사를 통해 정확한 병의 진행 상태를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즉시 술을 끊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치료이다.
알코올성 치매의 치료는 가장 어려운 점은 치매로 인해 발생되는 사고 및 추론의 이상 문제로 인해 본인이 음주를 중단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치매의 흔한 증상인 의욕 상실로 인해 환자가 치료를 받겠다는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금주 프로그램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주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원인으로 인한 치매와는 달리 원인인 술을 완전히 끊고 치료를 하면 호전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의 예방
잦은 술자리를 피하고, 음주 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과일, 야채 등 수분이 많이 함유된 안주를 함께 먹는다.
술을 섞어 마시지 않고 한 가지 종류로만 마시고,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로 빠르게 흡수되어 간에 더 큰 부담을 주므로 공복에는 절대 피해야 한다. 피곤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을 때도 신체의 해독력이 떨어져 쉽게 취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간 기능은 정상적으로 회복되기까지 보통 72시간이 필요하므로, 음주 후에는 최소 3일 이내에는 다시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흡연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간으로 공급되는 산소를 차단하여 해독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음주 중에는 흡연을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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